여행후기(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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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로미테 여행기 #6. 로카텔리 산장의 별 헤는 밤 Ⅳ
2014년 7월 5일 토요일 오늘의 일정: 코르티나 담페초 > 드라이친넨 호텔 > 로카텔리 산장 소지품을 점검했다. 우선 손에 들고 있는 건 아무 것도 없었다. 주머니 속에도 아이폰과 돈 몇푼이 전부였다. 돈이야 얼마가 있건 지금 이 상황에서 그것만큼 쓸모 없는 물건도 없었다. 옷은 그래도 두껍게 입고 왔다. 로카텔리 산장을 떠날 때, 비가 오기 시작해 입고 온 일회용 우비, 그 속에는 얇은 패딩 재킷과 속 잠바까지 입고 있었다. 조금 움직이면 더워서 옷을 벗어야 했고, 조금만 멈춰서 쉬면 금새 추워져 옷을 다시 껴입어야 했다. 너덜너덜해진 일회용 우비는 이미 입을 수 없을 정도로 걸레가 되어 있었다. 그래도 아무데나 버리면 안되기에 주머니 속에 잘 넣어 놓았다. 아까 산장 출발하면서 초코바라도 몇 개 ..
2015.02.18 -
돌로미테 여행기 #3. 로카텔리 산장의 별 헤는 밤 Ⅰ
2014년 7월 5일 토요일 오늘의 일정: 코르티나 담페초 > 드라이친넨 호텔 > 로카텔리 산장 폭우가 온다는 소식에 짐이 배낭 한가득이었다. 출발 할 때만 하더라도 찌뿌둥하던 하늘이 기껏 우비 챙겨 입고 트레킹을 시작하니 게이기 시작했다. 물론 날씨가 좋아져 다행인데 이놈의 변덕스러운 날씨가 괘씸하기만했다. 드라이친넨 호텔에서 로카텔리 산장까지 거리 10km, 고도 900m를 올라야 하기에 만만한 코스가 아니었다. 트레킹을 포기한 일행 중 일부는 오론조 산장까지 차를 타고 이동해 로카텔리 산장에 먼저 도착해 있을 예정이었다. 준비운동을 마치고 우리가 가야 할 골짜기 방향을 가리키며 저쪽에 우리의 목적지가 있다고 일행에게 알려드렸다. 힘찬 파이팅과 함께 출발한 우리는 얼마 못가 다들 멈춰 섰다. 아까도 ..
2014.08.19 -
돌로미테 여행기 #2. 그 곳에 야생화가 있었다, 피아자 산장
2014년 7월 4일 금요일 오늘의 일정: 코르티나 담페초 > 치마반체 고개 > 피아자 산장 > 치마반체 고개 > 코르티나 담페초 호텔 방 창문을 통해 들어온 햇살이 내 눈을 간지럽혔다. 간지러운 느낌에 눈을 떠보니 이미 아침 여섯 시. 잠시 멍하니 침대에 걸쳐 앉아 여기가 어딘지 고민해보았다. 그래, 여기는 폭우가 온다던 코르티나 담페초다. 일기 예보대로라면 오늘부터 뇌우를 동반한 비바람이 이곳을 강타할 것이다. 벌떡 일어나 베란다로 나가 주위를 둘러보았다. 밖은 고요하고 평화로웠다. 방을 나서자마자 서늘한 아침 공기가 내 몸을 감싸는 게 바로 느껴졌고, 이내 청량한 공기가 내 폐 가득 들어찼다. 푸른 하늘과 하얀 구름이 뚜렷이 대조를 이루고 있는 모습은 오늘 날씨가 맑을 거라는 신호를 주고 있었다. ..
2014.08.18 -
돌로미테 여행기 #1. 돌로미테 힐링 트레킹, 여행의 서막
최근 들어 돌로미테가 조명을 받고 있다. 기뻐해야 할 일이 분명한데 걱정부터 앞선다. 이 아름다운 동네에 우리가 해를 끼치지는 않을까. 유명해지는 만큼 많은 한국인이 방문을 할 것이고, 그에 따른 부작용이 우려된다. 정말 걱정이 된다. 우리 한국 사람들은 과연 올바르고 앞서가는 관광 문화를 가지고 있는가. 우리는 과연 관광지에서 도덕적인가. 대부분은 그렇다고 대답할 것이다. 그러나 한국산을 등산하는 분들은 알고 있으리라 본다. 곳곳의 쓰레기, 음식 찌꺼기, 고성방가, 자연훼손 등은 아직도 만연하다. 우리나라에서 하던 버릇이 해외 나간다고 없어지겠는가. 개뿔도 어림없는 소리. 오히려 당당하다 그런 몇몇들은. 꽃을 가지째 부러뜨리며 들어 올리고는 예쁘게 인증샷 찍고, 정상 올라서서 야호 우렁차게 외쳐주신다...
2014.08.18